으름덩굴(Akebia quinata)은 으름덩굴과의 낙엽활엽 덩굴나무로 원산지는 동아시아입니다. 4~5월에 꽃이 피면 "초콜릿 향"이라 불리는 향기를 풍기지만 실제로는 초콜릿보다는 바닐라나 때때로 육두구(넛맥) 향기에 더 가깝습니다. 줄기에 가는 구멍이 있어 양쪽 끝이 다 통하여 '목통(木通)'이라는 이름이 있으며, 한쪽 끝을 입에 물고 바람을 불면 반대쪽으로 바람이 나갑니다. 한자명은 목통(木通), 통초(通草), 임하부인(林下婦人)입니다.
으름 열매는 익으면 저절로 두툼한 껍질 가운데가 갈라져 벌려서 먹기 좋게 됩니다. 씨를 퍼트리기 위한 진화인데, 바나나와 비슷한 생김새답게 맛은 달며, 과육도 걸쭉하여 '조선 바나나'로 부르기도 하며, 향은 감과 매우 비슷합니다. 그러나 과육에 자잘한 씨가 많으며, 이 씨앗의 맛이 엄청 쓰기에 겉의 과육만 빨아 먹고 씨는 먹지 않습니다.
잎은 어긋나며, 작은 잎 5장으로 이루어진 손바닥 모양의 겹잎으로 작은 잎은 길이 3~6cm, 폭 1~2cm입니다. 꽃은 노란빛이 도는 흰색 또는 연한 자주색으로 4~5월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핍니다. 꽃받침잎은 꽃잎처럼 보이며, 3장입니다. 암수한그루로 암꽃은 수꽃보다 크고, 꽃차례 아래쪽에 달립니다. 열매는 9~10월에 익고 식용하며, 뿌리와 가지를 약용하고, 줄기는 세공재로 이용합니다.
주요 효능
으름덩굴은 예로부터 한의학에서 중요한 약재로 사용되어 왔으며, 다양한 문헌에서 그 효능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로 줄기, 열매, 씨앗 등이 약용으로 활용됩니다.
줄기 [ 목통(木通) 또는 통초(通草) ] :
으름덩굴의 줄기는 '목통(木通)' 또는 '통초(通草)'라는 약재명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여러 문헌에 따르면 목통은 다음과 같은 효능을 가집니다.
- 이수삼습(利水渗湿): 소변 배출을 원활하게 하여 부종을 가라앉히고 습한 기운을 제거하는 효능이 뛰어납니다. 신장염, 방광염, 요도염 등으로 인한 소변불리, 부종에 활용되었습니다.
- 청심강화(淸心降火): 심장의 열을 내리고 답답함을 해소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가슴의 번열, 구설생창(입과 혀가 허는 증상) 등에 사용되었습니다.
- 통경하유(通經下乳): 여성의 월경을 순조롭게 하고 젖 분비를 촉진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월경불순, 산후 젖 부족 등에 활용되었습니다.
- 활혈통락(活血通絡):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경락을 잘 통하게 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각종 통증, 특히 관절이나 팔다리의 통증에 사용되었습니다.
열매 [ 팔월찰(八月札) ] :
으름덩굴의 열매는 '팔월찰(八月札)'이라 불리며, 기(氣)를 잘 통하게 하고 간의 기운을 흩어주며 혈액 순환을 돕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소화불량, 복통, 산기(疝氣), 자궁하수 등에도 사용되었습니다.
씨앗 [ 예지자(預知子) ] :
씨앗은 '예지자(預知子)'라고 하며, 주로 소화 시스템과 관련된 효능이 언급됩니다. 소장을 통하게 하고 적취(積聚)를 깨뜨리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눈을 밝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하는 효능도 일부 문헌에서 언급됩니다.
주요 문헌에서의 기록:
『동의보감(東醫寶鑑)』: 동의보감에서는 으름덩굴 줄기(목통)를 오림(五淋)을 다스리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며, 가슴의 열을 내리고 답답한 것을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의 월경을 통하게 하고 젖을 잘 나오게 하는 효능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본초강목 (本草綱目)』: 본초강목에서도 목통의 이수, 청열, 활혈 등의 효능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으며, 다양한 증상에 활용되는 처방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심경, 소장경, 방광경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한의학 문헌에서 으름덩굴의 여러 약효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으며, 전통적으로 비뇨기 질환, 부인과 질환, 순환기 질환, 염증성 질환 등에 폭넓게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먹는 방법
으름덩굴은 여러 부분을 식용 또는 약용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각 부위에 따라 먹는 방법이 다릅니다. 문헌 및 일반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한 으름덩굴의 먹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열매(으름):
- 생식: 잘 익은 으름 열매는 껍질이 자연스럽게 벌어지는데, 안에 있는 하얀색 과육을 씨와 함께 먹습니다. 맛이 달콤하여 '코리안 바나나'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씨가 많아 먹기 불편할 수 있으나, 씨앗에도 영양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효소/청: 으름 열매를 설탕과 버무려 발효시켜 효소나 청으로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이는 장기 보관이 가능하며, 물에 희석하여 음료로 마시거나 요리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차: 잘 익은 열매의 껍질을 말려서 차로 달여 마시기도 합니다. 숙취 해소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잼, 주스 등: 지역에 따라 으름 열매를 활용하여 잼, 주스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여 섭취하기도 합니다.
어린순 및 잎:
- 나물: 봄철에 나오는 으름덩굴의 어린순과 부드러운 잎은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거나 국에 넣어 먹을 수 있습니다. 쓴맛이 있을 수 있어 데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 차: 어린잎을 덖거나 쪄서 말린 후 차로 우려 마시기도 합니다. 소변 배출과 부기 제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줄기(목통/통초):
- 으름덩굴의 줄기는 주로 약재인 목통(木通)으로 사용됩니다. 가정에서 임의로 달여 마시는 것은 권장되지 않으며, 반드시 한의사 등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정해진 용량과 방법으로 복용해야 합니다. 보통 다른 약재와 함께 탕약 형태로 달여서 복용합니다.
뿌리 및 씨앗:
- 뿌리와 씨앗(예지자) 또한 약용으로 사용되지만, 줄기와 마찬가지로 전문가의 정확한 지시에 따라 사용해야 합니다.
주의사항:
- 으름덩굴의 약용 부위는 특정 효능을 가지지만, 개인의 체질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줄기나 뿌리, 씨앗 등 약용으로 사용되는 부위는 전문가의 지도 없이 섭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 야생에서 채취할 경우 정확한 식물인지 확인하고,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채취해야 합니다.
- 으름 열매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과일이지만, 다른 부위는 약용으로의 활용이 크므로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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